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신화에는 무엇보다 인재(人材)양성 전략이 밑거름이 됐다. 바로 삼성의 그룹훈(訓)격인 `인재제일주의'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사람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이 담겨져 있다.
삼성의 이같은 철학은 창업주인 고 이병철 전 회장에게서 나왔다. 그는 자서전인 `호암자전(湖巖自傳)' 말미에 후배에게 전해두고 싶은 생각을 밝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경영이념중 하나로 `인재제일(人材第一)'을 꼽았다. 그리고 `사람은 심는 것'이란 소제목의 마지막 당부는 인상적이다.

"돈을 낳고 버는 것은 결코 돈이나 권력이 아니고 인간(人間)이다. 인간은 자본이고 돈은 자금에 불과하다. 경영에서 장래의 이익을 약속해 주는 것은 바로 인재의 확보이다. 물론 이 인재의 훈련, 교육도 불가피하다. 그래서 사람을 심어서 키우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자질이 뛰어난 자를 골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항상 자극을 주는 일도 더욱 중요하다."

이같은 삼성의 인재제일주의 경영철학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87년 이 전 회장이 눈을 감을 때 유지(遺志)는 바로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정복이었다. 17년이 지난 지금 그 뜻은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신화달성에는 분명코 대(代)를 이은 핵심인재 확보와 육성이라는 인재철학이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요즘 우리 주위를 돌아다보면 실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너무나 많다. 반면 이들 인재가 능력을 펼칠 일자리 기회는 너무나 적다. 경기침체와 미래불투명으로 기업들이 극도로 투자를 꺼리는 탓이다. 당연히 인재확보에 대한 투자도 꺼린다. 때문에 청년실업률은 끝없이 치솟고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아까운 인재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때는 지금이다. 기업들이 인재투자의 중요성을 깨우친다면 지금 당장 청년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것만이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준비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남기는 이윤만큼이나 인재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번만큼 사람에 투자하는 인재철학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라도 `기업은 사람', `사람을 심는 일' 등을 강조한 이 전 회장의 인재경영관을 되새겼으면 한다. 이럴 경우 어떤 기업이라도 미래의 삼성신화를 꿈꾸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 옛말에 `십년을 위한다면 나무를 심고 백년을 위한다면 사람을 심어라(十年樹木 百年樹人)'란 명구(名句)가 있다. 인재투자가 얼마나 먼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전략인지 잘 설명해준다.

이 전 회장의 경영철학 가운데 그때나 지금이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재경영` 이다.

"조직이 사람을 움직이는 기업은 망하지만 사람이 조직을 움직이는 기업은 발전한다." "내 경험으로 보면 입사 1, 2년이 지나면 신입사원의 5%는 탈락하고 30%는 우수한 인재가 된다. 문제는 나머지 65%다. 반수 이상을 점하는 이들은 환경과 지도 여하에 의해 좌우된다. 조직력이란 바로 이들을 인재로 만들어 나가는 힘이다." 미국식 경영바람과 기업 환경의 변화 때문에 그의 말이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의 인재경영은 한국형 경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