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행복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미국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중략)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에머슨의 시처럼 진정한 성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멘토형 CEO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해야 할 이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매일 매일을 행복을 캐는 심마니처럼 행복을 찾아 떠나야 할까?

아키오 모리타 소니 전 회장은 자신의 경영이념이 소니와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직원들의 행복이 최대 관심사이며, 그들은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를 소니에 맡긴 사람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소니의 직원들이 행복한 것일까? 아니면 이러한 마음을 가진 아키오 모리타 소니 전 회장이 행복한 것일까? 사랑·희망·감동이 담긴 아름다운 일화들을 짤막한 동화로 풀어낸 TV 동화를 책으로 엮은 장영희 교수는 이런 글을 썼다.
 
“희망은 영혼 속에 살짝 걸터앉아 있는 한 마리 새와 같다.
행복하고 기쁠 때는 잊고 살지만,
마음이 아플 때, 절망할 때 어느덧 곁에 와 손을 잡는다.
이제는 정말 막다른 골목이라고 생각할 때,
가슴속 마음 깊이 한 마리 작은 새가 속삭인다.
‘괜찮을 거야. 이게 끝이 아닐 거야.
넌 해낼 수 있어’라는 마음에 용기와 힘을 불어 넣고,
희망이라는 행복을 준다.”
행복은 희망을 주는 일이다. 희망을 가진 사람은 힘이 솟고 행복하며 성공을 향해 도전하는 용기를 갖게 된다. 멘토형 CEO는 행복을 캐는 광부와 같다.

CEO는 고민이 생겼을 때 누구를 찾을까?
우리나라 CEO들은 대체로 고민이 생겼을 때 전문가보다 주로 가까운 친구나 배우자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와 상담하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37%가 친한 친구라고 답했으며, 배우자 혹은 연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1%에 달했다. 이에 비해 해당분야의 전문가(코치·카운슬러·상담전문가 등)를 찾는다는 비율은 23%에 머물렀다. 상담자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질문에는 32%가 ‘내가 털어놓고 말하기 편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고, ‘가장 가까이에 있고, 상담을 청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도 19%나 됐다.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CEO는 27%를 차지해 결국 반 이상은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 위해 상담자를 찾는 게 아니라 그저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됐다. CEO 주변에 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전문가나 친구 등 측근을 만든다면 고민을 풀고 행복한 CEO가 될 것이다.

CEO는 언제 행복을 느끼는가?
많은 이들의 선망 대상이 되는 CEO들이지만, 모든 결정을 혼자 하는데 대한 압박감, 외로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게 그들이다. 어떤 CEO들은 편집증적으로 일에 매달리고, 가정생활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 CEO의 30%가 자살충동을 느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무엇이 이 시대 CEO들을 좌절시키기도 하고, 행복하게도 만들까? 한국의 CEO들은 과연 행복한가?

 “회사와 직원들의 비전이 하나로 움직이는 것을 볼 때 행복함을 느낍니다.”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같이 공유하며 달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행복합니다.”
 “직원들이 비전을 공유할 때 가장 행복하다.”

자기개발 커뮤니티인 크레벤 CEO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중 어떤 순간 가장 행복을 느끼는가에 대한 주관식 설문에 대한 답변 중 일부다. CEO 응답자 127명 중 이같이 ‘목표와 비전을 향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CEO로서 가장 행복하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35%에 달했다. 그 뒤로 29%의 CEO가 일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답했다. 스스로 자신이 보람된 일을 하고 있고, 직원과 사회를 위해 인정받을 만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주관식으로 답변한 CEO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답변이 있었다.

 “여러 사람에게 희망과 보람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행복하다”
“부하직원들이 진정으로 존경심을 보일 때 기쁘다”
결국 행복한 원인에 대해 응답한 CEO의 64%가 행복의 가치를 단순히 수익을 많이 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만족감, 자신을 믿고 따르는 조직원이나 사회에 보람된 일을 한다는 가치를 느낄 때라고 했다.

대다수 CEO들은 설문조사에서 행복하다고 답변했다. 대체로 행복하다는 답변이 52%, 아주 행복하다는 응답이 16%를 차지해 CEO의 80%가까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다시 직업을 갖는다고 해도 CEO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5%가 그렇다고 답했다. 65%는 다시 태어나도 CEO를 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30%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리더로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다고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여서 흥미롭다. 한 응답자는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어려움과 갈등을 극복하면서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것이 최고 기쁜 일이라고 답했다. 멘토형 CEO는 조직구성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행복을 캐내는 광부와 같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