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초일류기업들은 기업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핵심사업을 선정하여 핵심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총체적 경영시스템을 갖추며, 통제와 감독위주의 경영자중심 리더십에서 참여와 코치위주의 핵심인재중심 리더십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업조직은 수직적 계층조직에서 수평적 팀조직으로, 최고경영층의 일방적 의사결정에서 구성원이 참여하는 참여적 자율적 의사결정으로, 경영자와 근로자가 대립하는 구도에서 협력 하는 구도로, 변화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경영전략에서 변화를 창조하는 미래만들기 경영전략으로,

기업내부 중심의 경영의 축에서 외부고객 중심의 경영이념으로, 결함을 제거하는 품질관리에서 기술혁신과 관리개선을 통한 총체적 품질관리시스템으로, 거대조직은 핵심사업만을 남기고 아웃소싱하는 다운사이징과 조직의 슬림화로, 기업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영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은 핵심인재에 의해 움직인다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의 핵심인재들은 상품을 판매해 고객에게 물질적 가치를 통해 만족을 주는 차원에서 한 단계 올라가, 심리적으로 만족을 주고, 나아가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기업만이 글로벌시대에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고객이 세계 도처에 있음을 인식하고, 그들을 만족시키고 감동시키며, 궁극적으로 고객을 감격시키기 위하여 세계 각지에 분산되어 있는 인력, 원자재, 자본, 기술, 정보 등을 이용하여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글로벌화된 기업의 핵심인재들은 세계적으로 분산된 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공장, 판매망, 서비스망들은 네트워크 형태로 횡적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생산과 서비스 기술혁신은 글로벌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핵심인재를 육성하여 회사차원의 핵심역량을 갖추지 않고서는 생존경제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다.

기업은 인간이다. 기업은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간 중에서 인간인 핵심인재에 의해 움직인다. 산업화시대를 거쳐 첨단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 컴퓨터가 모든 것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결국 컴퓨터를 이용하여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인간이고, 경영을 책임지는 것도 컴퓨터가 아닌 인간이다.

핵심인재란, 회사의 핵심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서 핵심제품과 핵심부품을 설계, 생산, 판매하거나, 핵심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창조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이다.

총체적이고 본원적인 기술과 지식, 그리고 능력을 구비한 핵심인재가 기업에 필요한 까닭은 세계무역기구시대의 출범과 더불어 기업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경쟁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가격과 품질 면에서 추격해 오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에 기초한 경쟁우위가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조금만 잘 팔리는 제품을 내 놓아도 금방 모방제품이 출시되어 판을 친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기업은 핵심역량이 필요하게 되었고, 핵심역량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인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핵심역량이란 특정기업의 핵심인재들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역량으로 고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창의력이 담긴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낼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이다. 시장의 개방으로 고객을 유인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는 시장환경 속에서 기업은 고유 의 핵심역량을 갖추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최종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보유해야 할 핵심역량을 찾을 때에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미국의 디즈니회사는 디즈니 고객들이 원하는 혜택 중의 하나를 '행복감'으로 파악하고, 디즈니에 찾아오는 고객이 '행 복감'을 느끼도록 회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을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주기(story telling) 로 파악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기획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인재를 핵심인재로 양성한다. 핵심인재로 선발된 인원에게는 창의력과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교육이 제공된다. 기업의 핵심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 현재 고객이 바라는 혜택을 판단해야 할뿐만 아니라 미래의 고객이 바라는 혜택이 무엇인지 미리 파악하여 미래의 핵심제품을 기획하여야 한다.


핵심인재의 전제조건은 창의성과 전문성이다

핵심인재의 전제조건은 창의성과 전문성이다. 창의성과 전문성이 무엇인가를 시사적으로 알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몇 해전 미국의 어느 일간지에 '믿거나 말거나'라는 칼럼에 이같은 기사가 실렸다.

당신이 만약 쇳덩어리 하나를 있는 그대로 그냥 팔면 5달러정도 받을 것이 다. 만약 당신이 그 쇳덩어리는 가지고 말발굽을 만들어 판다면 10달러 50센트까지 가치를 높여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발굽 대신에 바늘을 만들어 팔면 3,285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혹은 시계의 부속품인 스프링을 만들어 판다면 25만 달러 정도까지 그 값어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5달러와 25만 달러와의 차이가 바로 창의성과 전문성이다.

대개 창의적인 아이디어란 상식을 깨는 것이므로 관리자들은 무시하기 쉽다. 제일제당의 한 직원이 밥을 제품화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가 웃기는 발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그 사원은 동료와 상사들의 비웃음에 굴하지 않고 상식을 뒤엎는 인스턴트 밥을 개발하도록 설득하여 마침내 '햇반'이라는 히트상품을 선보인 것은 그의 창의성과 전문성 덕분이었다.

출시한지 보름만에 5억원의 매출을 올린것 역시 창의성과 전문성을 살린 판매방식 덕분이었다. 아파트 단지내 집집마다 문고리에 햇반을 걸어놓자 당장 그 다음날 단지내 가구중 5% 가 햇반을 구매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성과 전환이 요구되는 핵심인재에게 필요한 창의성과 전문성은 신제품 개발, 기술혁신, 광고, 영업, 관리와 지원 등 모든 일에 필요하다. 명령과 통제위주의 기획과 경영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회사의 핵심인재로서 존재할 수 없다. 팩시밀리, 휴대폰, 삐삐 등은 핵심인재들이 발휘한 창의성과 전문성의 산물이다.

창의성과 전문성은 진공상태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창의성과 전문성은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회사는 개인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와 근무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서의 창의성과 전문성은 제품의 생산 뿐만 아니라 판매, 애프터 서비스, 경영지원,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 모든 기업활동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문별로 핵심인재의 선발과 교육을 통해 그들이 창의성과 전문성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핵심역량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제일제당은 기능 전문가제도와 품목 전문가제도를 시행하였다. 지역 전문가는 현지언어와 관습에는 정통하지만 기업 기능에 대한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이 부족하고, 사업품목에 대한 예측력 또한 부족하여 기업의 핵심역량을 일구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제일제당이 양성하려는 기능 전문가란 금융, 재무, 영상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에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분야별 전문가이고, 품목 전문가란 품목별로 현재상황과 미래시장 변동기능성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이다.


핵심인재 선발과 육성은 기업의 주요한 전략과제이다

가능성 있는 인재를 선발하여 창의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핵심인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발방식이 창의적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핵심인재 선발과 육성은 기업의 주요한 전략과제이다. 종래의 학연이나 지연 혹은 기업내 파벌위주의 인재선발방식은 글로벌 경쟁시대의 핵심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

핵심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을 종래의 인사고과 위주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고객이나 협력업체의 추천, 사원 상호간의 추천, 상사의 추천 등 다원화된 추천방식을 채택하고, 핵심인재 양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본자질이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밟아야 할 것이다.

핵심인재 육성은 국내외 현장교육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교육받는 것이 좋다. 동종업종이 좋겠지만 업종이 다른 초일류기업도 좋다. 업종이 다른 경우에 오히려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이 계속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지식과 핵심기술은 생산이나 영업현장에 있기 때문에, 핵심인재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실천적인 지식과 기술의 많은 부분이 초일류기업의 국내외 현장교육을 통해 체득되어야 한다.

아울러 집합교육, 자기계발, 위탁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 을 현장에서 적용하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이 설계되어야 한다. 집합교육시의 교육 내용은 항상 현장응용을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 자기계발지원도 스스로 학습을 한 후 현 장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핵심제품생산과 서비스의 현장교육이 활성화되면 회사의 핵심역량이 강화될 것이다.


(권대봉교수,고려대 교육학과/한국평생교육학회 회장/고려대 교육대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