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술잔은 7부까지만 채운다

최인호의 『상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적당히 채워라. 어떤 그릇에 물을 채우려 할 때 지나치게 채우고자 하면 곧 넘치고 말 것이다. 모든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소설 속의 계영배(戒盈盃) 술잔을 설명하는 한 대목이다. 이 계영배는 내 술잔은 7부까지만 채우라는 말이다. 그 이상을 부으면 이미 부은 술마저도 사라져 버리는 신비로운 그릇이다. 돈도 지위도, 명예도, 사랑도, 그릇의 7부까지만 채우고 그 이상은 절제하거나 양보하는 삶의 태도, 바로 거기에 참된 행복과 성공이 있는지도 모른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570여건의 기술개발 특허로  ‘기술사랑’을 실천해 왔다. 2005년 4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황철주 사장은 사재 50억 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사회공헌’의 모범을 보였다.

황철주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해서 이만큼 된 것은 유능한 엔지니어들과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영 방식은 멘토링의 근간인 ‘나눔경영’을 보여주고 있으며, ‘직원 사랑’에도 열심인 그는 이와 같은 마인드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황 사장은 “멘토와 멘티의 시너지 발휘야 말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지식경영과 학습조직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임직원들에게 1개월간 재충전 기회를 주는 등 직원사랑에도 열심인 그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멘토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웃의 술잔은 가득 채운다

멘토형 CEO는 조직구성원과 이웃에 대하여 항상 넉넉한 마음으로 성과를 나눈다. 자신의 술잔을 가득 채우기보다 이웃의 술잔에 가득 채울 때 가슴 가득한 행복을 느낀다. 멘토형 CEO는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는 것이 이웃사랑이며 나눔 속에 있음을 알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건강이라는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봉사와 공헌은 소중한 사명을 다하는 건강한 꽃이며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연말연시에 불우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최근에는 연말에만 있던 대폭적인 사회공헌 및 봉사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직원들이 봉사했다면, 이제는 어느 기업의 CEO가 주가 되어 사회공헌 및 봉사를 했는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일회적이고 일시적인 봉사가 아니라 진심을 담아 공헌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성공한 멘토형 CEO의 참다움은 사회공헌과 봉사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5년 SK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은 모두 한 차례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쿠키를 만든 SK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신헌철 사장의 밥퍼나눔 자원봉사,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의 장애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SK그룹의 CEO들이 릴레이 자원봉사에 나선 이유는 행복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이념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원봉사를 하면서 얻은 리더십 제고 효과가 CEO들 사이에 화제가 된 때문이기도 하다. 최태원 회장은 자원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남을 기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임직원은 물론이고 CEO가 먼저 나서서 행복을 만들고 나누어주도록 자원봉사에 앞장설 것입니다.”
이어서 SK그룹의 자원봉사 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CEO들의 적극적인 자원봉사 참여는 사회공헌 활동의 개념을 단순한 기부나 일회적인 이벤트 차원에서의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투자 개념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SK는 임직원 스스로 나서는 자원봉사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 입니다.”
SK는 CEO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원봉사가 자연스럽게 기업문화로 정착하게 되었고, 임직원들의 자원봉사 참여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 공익 기금 마련을 위한 아름다운 팔찌 캠페인을 전개하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종합에너지 리더로서 환경적인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LG필립스 LCD는 ‘다 같이 사랑을 더불어 행복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구본준 부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파주 지역 100여 명의 장애우들을 과천 서울랜드로 초청했다. 이 회사는 사회공헌 활동 슬로건을 ‘보이지 않는 사랑까지’로 정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회봉사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멘토형 CEO들의 소중한 사명 실천의 결실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멘토형 CEO는 인간존중의 정신으로 사람을 키우는 리더이며,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과 미래에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의 산봉우리에 올라가려는 동경심을 키운다. 또한 동반자들의 숨어있는 잠재능력을 찾아 최적의 역할을 분담하여 시너지를 내게 한다. 그리하여 얻은 성과를 자신보다 구성원과 이웃에게 기쁜 마음으로 나눈다. 멘토형 CEO는 미래의 세계를 밝고 아름답게 펼쳐 나갈 것이다.